“럭셔리는 느긋한 걸음으로 온다. 그리고 벤틀리는, 우아하게 도착한다.”
2003년, 파리 모터쇼의 화려한 조명 아래, 하나의 새로운 벤틀리가 등장했다. 이름은 컨티넨탈 GT. 그러나 이 차는 단지 새 모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폭스바겐 그룹에 인수된 후 벤틀리가 처음으로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모델.
모두가 궁금해했다.
“벤틀리는 변할까?”
그리고, 컨티넨탈 GT는 우아하게, 그러나 아주 강력하게 대답했다.
Ⅰ. 1세대 컨티넨탈 GT (2003–2011)
W12의 야성 속, 수트 입은 야수
첫 인상은 강렬했다. 둥글면서도 날렵한 실루엣, 강철처럼 묵직한 존재감.
후드 아래에는 6.0리터 W12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 잡았다.
출력은 무려 560마력, 0→100km/h 가속 시간은 단 4.8초.
당시 기준으로도 엄청난 수치였다. 무엇보다도, 이 거대한 GT는 4륜구동 시스템으로 노면을 움켜쥐며 질주했다.
이 차는 단지 ‘빠른 벤틀리’가 아니었다.
고급스럽고도 첨단이었다. 벤틀리 특유의 우드 트림, 다이아몬드 스티치 가죽, 아날로그 시계와 터치스크린이 공존하던 실내는
마치 과거와 미래가 악수를 나누는 공간 같았다.
무거운 차체, 연비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컨티넨탈 GT는 분명히 시대를 바꿔놓았다.
“부자들이 운전하는 벤틀리”라는 새로운 트렌드.
운전석에 오너가 앉는 벤틀리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Ⅱ. 대중 속의 하이엔드 – 컨티넨탈의 철학
이 차는 벤틀리를 더 이상 박물관의 유물로 남겨두지 않았다.
롤스로이스가 귀족의 전용 리무진이라면,
벤틀리는 이제 부티크를 좋아하는 신흥 자산가의 드라이빙 머신이었다.
기존 벤틀리 고객은 물론, 페라리, 포르쉐 오너들까지 컨티넨탈 GT에 시선을 줬다.
심지어 데이비드 베컴, 퍼프 대디, 킴 카다시안까지.
이 차는 스타일이었고, 성공의 상징이었다.